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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일상

물냉면...

점심때 후배 치과의사와 같이 냉면집에 갔습니다.
옆 테이블을 보니 여자분 둘이 물냉면을 드시고 계시더군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오래동안 비빔면만 먹어왔는데
그날따라 저도 물냉면이 먹고 싶어서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물냉면을 주문했습니다.

음식은 혀를 자극하지만 때로는 뇌도 자극하여 잊혀졌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며
저도 물냉면 육수를 마시는 순간 약 40년이상된 과거가 생각났습니다.

아마도 초등학교 2학년때로 기억됩니다.
토요일오후였는데 어머니가 어디로 나오라는 전화를 주셨습니다.

가정집같이 생긴 음식점으로 기억하는데 어머니는 어떤 여자분과 물냉면을
드시고 계셨고, 저도 그날 처음 본 음식인 물냉면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세상 처음으로 먹어보는 물냉면은 너무너무 맛있었고,
초등학교 2년생이 먹기에는 좀 많은 냉면을 국물도 안남기고 다 먹었습니다.

그렇게 먹었는데도 더 먹고 싶더군요.
맛에 취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머니가 남긴 냉면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머니는 앞에 앉아계신 아주머니와 대화를 하고 계셨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고 냉면이 제법 남아있던 것만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나도 모르게 젓가락이 또 한손에 들려있었고 다른 손은 어머니 냉면그릇을
잡고 있었으며, 그때부터 또다시 젓가락은 냉면을 열심히 입으로 퍼 날랐습니다.

아, 그런데 갑자기 냉면그릇이 눈앞에서 멀어지는 듯한 착각을 느끼나싶었는데
착각이 아니라 어머니가 냉면그릇을 나꿔챈 것이었더군요.

나이에 비해 눈치가 빨랐던 나는 어머니가 챙피해하신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보다는 냉면을 눈앞에 두고도 더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때 마저 마시지 못했던 냉면국물을 생각하면서,
오늘 물냉면을 먹으며 국물을 한방울도 남기지 않고 마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