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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일상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보다 싫은 인터뷰

시애틀에 있는 어느 회사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에 있는 사장님이 경비일체를 제공해준다고 하셔서 좋은 기회였습니다.

여권을 확인해보았더니 미국비자만료일이 한달 밖에 안남았더군요.
여행사에 기간연장을 해달라고 했더니 준비할 서류가 한두개가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가져간 사진은 배경이 희지 않아서 다시 찍어야한다고 하고
평일에 서울 미국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를 해야한다네요.

90년초에 미국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를 하던 때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길게 줄을 서서 오래도 기다렸다가 정문으로도 못들어가고 후문으로 들어갔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어떤 중년의 미국여인이 칸막이안에 앉아서 서류와 나를 번갈아보며
쳐다보았고 나는 그저 전당포에 물건잡히러 온 사람마냥 멀뚱히 서있었습니다.

테러사건이 있고 얼마 안되어 미국에 갔었을 때도, 이와 비슷한 여인네가 공항에서
소지품검사를 한답시며 가방을 까벌리고 신발까지 벗으라고 하던 때가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네들끼리 농담을 하고 킥킥대고 웃던 모습이 생각이 나면서
미국대사관에서 또 줄서 있어야하고 철망쳐진 좁은 후문으로 들어갈 생각,

그리고 관상보듯 힐끔거리며 쳐다볼 미국아줌마와 인터뷰할 일을 생각하니
갑자기 미국에 가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방금 전에 서울에 있는 그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정이 안가는 나라입니다.